사미인곡(思美in谷)/용지봉

용지봉 며느리밥풀꽃

思美 2007. 8. 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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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더운 날씨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이거늘 산을 오르려니.

전망바위 근처에서 만난 '꽃며느리밥풀' 너무나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네요.

얘기를 풀어가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기본 골격은 가난한 집 며느리의 슬픈 이야기.

꽃을 보고 밥풀을 연상하고 이 멋진 꽃이름을 지으신 조상님들을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전망바위에서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줍니다.

정상에선 잠자리떼가 반겨주구요.  

 

"옛날 어느 가난한 집에 갓 시집 온 새악시가 있었단다. 어느 날 저녁밥을 하다가 불이 시원치 않아 밥이 잘 익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솥두껑을 열고 밥알 하나를 집어 입에 막 넣으려는 순간, 하필이면 그때 독살스러운 시어머니가 그걸 보아버렸단다. 아니, 밥을 하다 밥을 다 혼자 돌라(훔쳐) 먹다니,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그 길로 쫓아내버렸단다. 며느리는 죽어 길가에 꽃이 되어 밥풀을 물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 꽃을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슬픈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단다.
- 김용택 산문집 《섬진강 이야기》 중에서"

 

 

 2007. 7. 31.

 

 

꽃며느리밥풀
  꽃며느리바풀, 민꽃며느리밥풀, 돌꽃며느리밥풀, 꽃새애기풀
Melampyrum roseum Maxim.
현삼과

개화기
                   
1 2 3 4 5 6 7 8 9 10 11 12
꽃색
  
잎은 대생하고 중앙부의 잎은 좁은 난형 또는 긴 타원상 피침형이며 길이 5-7cm, 나비 1.5-2.5cm로서 점첨두이고 원저 또는 설저이며 양면에 짧은 털이 산생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엽병은 길이 7-10mm이다.
열매
삭과는 난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길이 8-10mm이며 윗부분에 짧은 털이 밀생하고 9월에 익어 2쪽으로 갈라진다. 열매속의 2-4개 종자는 흑색의 타원형으로 길이 3mm이며 밑부분에 짧은 가종피가 있다.
꽃은 7-8월에 피고 홍색이며 길이 15-20mm로서 줄기와 가지끝에서 수상화서로 달린다. 포는 녹색이며 중앙부의 잎과 같은 형태로서 작고 대가 있으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가시같은 돌기가 있다. 화관은 겉에 잔돌기가 있으며 안쪽에 다세포로 된 털이 있고 하순의 중앙열편에 밥풀같은 2개의 무늬가 있다. 꽃받침은 종꼴로서 길이 4mm이며 끝은 4개로 뾰족하게 갈라지고 맥줄에 털이 있다.
줄기
높이 30-50cm이고 둔한 네모가 지며 능선 위에 짧은 털이 있고 전체에 비늘꼴의 털이 있다.

 

이용방안
관상용. 밀원. 전초를 청혈해독약으로서 옹종창독에 쓰며 뿌리로 만든 차는 청량음료이다.

 

[풀꽃이름] 며느리밥풀 / 임소영
풀꽃이름
한겨레
오래 전에 이현세 만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를 보았을 때, 그런 이름이 정말 있나 싶어서 찾아봤다. 그리고 빨간 꽃잎 위에 볼록하게 솟아오른 하얀 밥풀무늬를 보고 적이 놀랐다.

풀꽃이름 중에는 누가 죽어서 그 자리에 난 것에서 왔다는 이야기가 많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 마음씨 착한 며느리가 제사상에 올릴 메를 짓다가 쌀알 두 톨을 떨어뜨렸다. 흙이 묻은 쌀알로 메를 지으면 불경스러울 것 같고, 그렇다고 쌀을 버리기에는 죄스러워하다 혀에 올려놓는 순간 시어머니가 이를 보고 제사에 올릴 메쌀을 먼저 입에 댔다고 호되게 꾸짖었다. 며느리는 뒷동산 소나무 가지에 목을 맸는데, 그 혀 위에 쌀알 두 톨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고 한다. 빼어문 혀와 밥풀이 연상되는 꽃을 보고 왜 가장 먼저 며느리를 떠올렸을까?

전통 사회에서 며느리가 과연 어떤 존재였는지를 드러내는 흔히 보이는 보기로 ‘며느리밑씻개’나 ‘며느리배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과 줄기에 잔가시가 있어 따끔따끔한 들풀인데, 별로 필요는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우니 며느리 밑씻개로나 쓰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며느리배꼽’은 턱잎과 열매가 어우러진 모양이 배꼽처럼 생겼는데, 아들이나 딸 배꼽은 귀엽게 느껴지지만, 며느리 배꼽은 민망하고 하찮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담겼을 터이다.

풀이름 하나에도 옛 어른들의 삶과 얼이 배어 있음을 강조하지만, 사람 차별이 스민 이런 전통은 짚고 넘어가야 할 성싶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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