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445

피셔 킹 The Fisher King, 1993

감독 : 테리 길리엄 출연 : 제프 브리지스(잭 루카스 역), 로빈 윌리엄스(패리 역) 러닝타임 : 138분 사미점수 : 7.7 잭 루커스는 뉴욕 쟁쟁한 방송국에서 잘 나가는 라디오 DJ이다. 어느 날 애청자와 통화에서 여피족은 악마로 없애야 할 존재라고 무심결에 말했다가 그 애청자가 여피족 카페에서 총을 난사해서 여러 명이 죽는 사고가 난다. 그 후 잭은 죄책감에 방송을 떠나 비디오 가게를 하는 앤에게 얹혀산다. 그러던 어느 날 허드슨 강가를 헤매다가 부랑자를 싫어하는 젊은이에게 공격당해 어려움에 부닥치는데 갑자기 패리가 나타나 구해준다. 패리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잭은 패리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런데 패리는 전직 역사학자인데 사고 난 그 카페에서 패리가 보는 앞에서 부인이 총에 맞아 죽은 후 정신이..

경산시립박물관 2024 박물관대학 개강식

경산시립박물관에서 개설한 2024년 제18기 박물관대학 개강식이 있는 날이다. 식전 행사로 경산시 현악5중주단이 귀에 익은 곡들을 들려주었다.시장 인사말을 경산시 복지문화국장이 대독했다. 지난 총선에서 최경환 후보를 힘겹게 꺾고 당선된 조지연 당선자가 축사했다. 교육의 도시 경산에 13개 대학이 있는 줄 알았는데 박물관대학까지 총 14개였다고 한다. 앞으로 4년간 초심을 잃지 않고 의정 활동해 주길 빈다. 관장이 나와 인사말을 하고 팀장이 박물관 홍보 동영상도 보여주고 현황도 설명해주었다. 총 15,514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단다. 담당자가 강좌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다. 그동안 박물관대학을 수료한 사람들이 만든 ‘문화사랑’ 임원들이 ‘문화사랑’ 소개도 해주었다. 문화사랑 수석부회장은 경산에 있는 13개..

하이 크라임 High Crimes, 2002

감독 : 칼 프랭클린 출연 : 애슐리 쥬드(클레어 큐빅 역), 모건 프리먼(찰리 W. 그라임즈 역) 러닝타임 : 115분 사미점수 : 6.7 예쁘고 능력 있는 변호사 클레어는 착한 남편 톰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둘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두 손 가득히 싸서 들고 돌아오는 중 FBI가 갑자기 톰을 체포해 간다. 15년 전 엘살바도르에서 비밀작전 수행 중 민간인을 학살하고 탈영하였다는 이유이다. 톰은 본명은 로널드 채프먼으로 바로 갇히어 군사재판에 붙여졌다. 클레어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직접 변론에 나서는데 군사재판은 낯설다. 군법무관 출신으로 유능한 변호사 찰리를 찾아가 변론을 부탁한다. 클레어와 찰리는 하나씩 접근해 나가는데 파헤칠수록 거대한 조직의 힘을 느끼게 되고, 둘에 대한 테러도 자행된다. ..

핵소 고지 Hacksaw Ridge, 2017

감독 : 멜 깁슨 출연 : 앤드류 가필드(데스몬드 도스 역) 러닝타임 : 139분 사미점수 : 8.8 버지니아주 산골에 형과 늘 장난치며 살던 데스몬드는 어느 날 자동차에 깔려 다리동맥이 절단된 친구를 구해 응급실까지 데려다주었다가 우연히 간호사로 일하던 도로시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첫 휴가 때 도로시와 결혼하기로 하고 데스몬드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의무병으로 입대한다. 데스몬드는 종교 문제로 총을 들 수 없다며 기본 훈련인 총기 훈련마저 거부한다. 훈련 조교뿐 아니라 군 전체의 비난과 조롱을 받지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첫 휴가도 취소되어 결혼식에 참석도 못 하고 결국 군사재판에 넘겨진다. 제대하던지 아니면 군 근무 내내 영창에서 보내야 할 처지에 놓이는데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아버지..

경산 봄나들이

대구 친구 둘이 경산에 봄나들이 왔다. 대형건설사를 정년퇴직한 한 친구는 신천국민학교로 전학을 온 이래 평생 신천동에 살아오신 어머니를 모시러 21년 말에 대구로 내려왔었다. 고령이 고향인 다른 친구는 대학 입학 후 시작한 서울 생활을 접고 작년 말 고령 근처 구지로 이사 왔다. 가끔 삼휴정에서 같이 쉬던 귀향민 셋이 봄바람 좀 쐬기로 한 것이다. 일단 ‘국수 쫌 맛있다 카네예~^^’라는 서상길 국숫집에서 잔치국수 말아먹고 경산 코발트광산으로 향했다. 일제가 우리 금과 은을 수탈해 간 곳. 한국전쟁 중 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된 곳이다. 폐광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물을 보고 고령 친구가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있을 거라고 조심해야 한단다. 위령탑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후손들이 심어놓은 배..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곧 4.3이다. 난 1992년 제주로 일하러 간 치과의사 친구가 이야기해주기 전까지 4.3을 몰랐다. ‘작별하지 않는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 후로는 엄마가 모은 자료가 없어, 삼십사 년 동안. 인선의 말을 나는 입속으로 되풀이한다. 삼십사 년. .......군부가 물러나고 민간인이 대통령이 될 때까지. ” 61년부터 94년까지니까 내가 삼십사 년을 살 동안 학교서도 언론에서도 4.3을 이야기하지 않았었다. 잡지사 기자인 경하는 취재할 때 사진기사로 같이하던 동갑내기 프리랜서 인선과 친해진다. 인선이는 제주도 출신이다. 인선이 어머니 가족은 해안에서 5km 이상 떨어진 중산간에 살았던 이유 하나로 엄청난 비극을 맞았다. 13살이었던 인선이 어머니와 17살이었던 이모가 바닷가 당숙네에 심부름 갔다 ..

어깨동무들 봄 소풍

한길 복판 걸어가던 어깨동무들이 봄 소풍 갔다. 계란 삶아 오겠다는 친구를 겨우 말렸다. 이웃에 사는 친구를 내 차로 픽업해 약속 장소로 향했다. 친구는 새 선글라스에 새 모자로 멋 부리고 나왔다. 테무에서 4천 원에 산 선글라스라는데 괜찮아 보였다. 13,000원어치 사면 13,000원어치를 더 주어 결국 2천 원에 산 셈이라는 데 내가 써보니 쓸만했다. 대구 침산동 안경거리에서 안경테 사업을 오래 한 친구가 괜히 걱정이다. 약속 장소인 가창 친구네 동네 진입로가 하필 오늘 가로수 가지치기로 못 들어간다고 고맙게도 친구가 길가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친구가 도착 대구 수목원으로 향한다. 가는 동안 7080 노래 들으며 옛 얘기 나누려고 했는데 목사, 장로, 집사인 친구들 성경 공부를 시작한다...

레인 맨 Rain Man, 1989

감독 : 배리 레빈슨 출연 : 더스틴 호프만(레이몬드 바빗 역), 톰 크루즈(찰리 바빗 역) 러닝타임 : 133분 사미점수 : 8.3 찰리는 수입차판매업자인데 거액을 들여 겨우 수입한 람보르기니가 환경부에서 승인해주지 않아 걱정이 많다. 그 와중 겨우 짬을 내어 여친과 여행을 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온다. 대부호인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살아가던 찰리는 여친과 아버지 장례식에 참가한다. 독자로 살던 찰리에게는 오래된 자동차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모두 다른 데 남겨주었다는 변호사 말을 듣는다. 알아보니 그동안 시설에서 살아 온 자폐성 장애인 형이 있는데 형 보살펴주는 아버지 친구분에게 삼백만 불을 형을 위해 쓰라고 맡겨놓은 것이다. 형 레이몬드와 만난 찰리는 자신에게도 백오십만 불은 돌아와야 ..

원동매화축제

친구들과 같이 가려고 일정을 맞추어 보다 다들 바빠 결국 가까운 수목원과 남평문씨본리세거지를 같이 가기로 하고 나 혼자 원동매화축제를 찾았다. 경산역까지 자전거로 가서 2시 30분발 부산행 무궁화호를 탔다. 창밖 들판은 아직 조용하다. 부지런한 농부만 가끔 보인다. 원동역까지는 45분 걸렸다. 3시 15분 도착 원동역을 나오는데 부산 쪽에서 오신 손님들이 많이들 들어오신다. 역 앞에서 오일장 장터까지 원동 특산물과 요즘 유행하는 탕후루, 꽈배기 등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큰 길가에는 미나리 삼겹살 가게들이 즐비하다. 일단 난 매화를 찾아 나선다. ​ 우리나라에 이름을 가진 매화들이 많다. 즉 유명(有名)하다는 거다. 가장 유명한 것이 4대 매화라 불리며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된 순천 선암사 선암매, ..

삼휴정기

삼휴정에 매화피다 경산으로 이사 온 지 1년이 되어간다. 작년 초 수영장이 가깝고 전망 또한 너무 좋고 무엇보다 친구 집이 바로 옆이라 주저 없이 계약하고 이사 왔었다. 햇살 좋은 날 베란다에서 친구 책 ‘그저 지나가게 하라’를 읽는데 강희맹의 ‘만휴정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옛날 당나라 시대 말기의 시인 사공도(司空圖)가 왕관곡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정자를 짓고 그 이름을 '삼휴정(三休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첫째는 재주를 가늠해 보니 쉬는 것이 마땅하고, 둘째는 분수를 헤아려 보니 쉬는 것이 마땅하고, 셋째는 늙어서 망령이 들고 귀까지 멀었으니 쉬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데 일의 기미와 단서가 만 가지나 되는데, 어찌 쉬어야 할 까닭이 특별히 이 세 가지뿐이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