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 ‘하얼빈’의 작가 김훈이 허송세월 보내는 이야기를 모았다. 1948년 생인 작가에게 다가오는 일상의 변화를 작가 특유의 재미난 필체로 전해 준다.
[소개하고 싶은 구절]
-내가 미워했던 자들도 죽고 나를 미워했던 자들도 죽어서, 사람은 죽고 없는데 미움의 허깨비가 살아서 돌아다니니 헛되고 헛되다. p35
-수능시험은 전국의 수험생을 성적순으로 세워서, 아랫도리를 잘라내는 제도이다. 엄마들의 소망처럼 다들 시험을 잘 보면 입시제도는 큰 혼란에 빠질 테지만, 시험 잘 보라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p41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p43
-삶은 무겁고 죽음은 가볍다. p54
-먼 바다에서 새로운 파도들이 밀려들 때마다 시간이 새로워지고 몸이 새로워진다고 노스님은 말했다. p90
이 시대에는 ‘말로 해서는 안 된다’는 절망감을 떨쳐 내기가 어렵다. 말이 소통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 때 이 시대는 좁은 출구를 겨우 찾아갈 수 있을 터인데, 말이 적대하는 전투에 동원된 시대에 나의 말은 무력하게 들리지만, 무의미하지는 않기를 나는 바란다. p110
나는 책을 자꾸 읽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책보다 사물과 사람과 주변을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늘 다짐하면서도 별수 없이 또 책을 읽게 된다. p128
들기름은 그 이름도 농경사회답지만 맛은 그야말로 ‘들’의 맛이다. p199
<종의 기원>에 의해 인간은 수만 년의 백내장을 걷어 내고, 저 자신의 새로워진 눈으로 시간과 공간과 생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p223
“사람에게는 자기 사정을 말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걸 들어주고, 거기에 공감하고, 함께 기뻐하고, 걱정해 주면 그것으로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된다. 면담의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을 지킨다”라고 두봉 주교는 말했다. p268
[함께 하고 싶은 메시지]
‘우리 사회의 병은 대부분 말병입니다. 지금 우리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고 말을 하면 할수록 단절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기막힌 일이지요.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말하기와 듣기로 나뉩니다. 말하기는 듣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상대의 말을 듣지 않으니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죠. 소통이 안 되니까 적대감과 극단적인 언어가 쌓이고 있어요. 듣는 세상이 와야 해요. 상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듣고, 내 마음을 상대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말해야 합니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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