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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기행] 창덕궁 주합루와 어수문 [중앙]

思美 2009. 9. 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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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창덕궁 주합루와 어수문 [중앙일보]

2009.09.10 00:39 입력 / 2009.09.10 00:50 수정

정조가 큰 공부를 했던 이 작고 섬세한 도서관

 

세계건축문화재를 펜화로 그려 연재하면서 한국 건축문화재 중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을 꼽아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이 창덕궁 후원 주합루(宙合樓) 일대입니다. 부용지 북쪽 양지바른 언덕에 장대석으로 석단을 쌓고, 정면 5칸, 측면 4칸 2층 누각을 지었습니다. 아래 위 모두 사방에 툇간을 내고 계자각 난간을 두른, 잘생긴 건물입니다. 정조 즉위년(1776)에 짓고 직접 이름까지 써서 달았습니다.

정조는 1층 규장각에 책을 보관하고, 2층 주합루를 열람실로 만들어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는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공부가 열심이었다는 정조는 신하들과 부용지에서 고기잡이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열성의 결과로 정약용·채제공·박제가·유득공 등 훌륭한 선비가 많이 배출됐습니다.

주합루 정문인 어수문(魚水門)은 한국의 문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붕을 받치는 공포는 공예품처럼 정교하며, 문인방 위 투각(透刻)과 창방 아래의 낙양 등은 최고급 장치입니다. 기와를 만든 김영림씨에 따르면 건물이 워낙 작고 섬세하다 보니 기와를 만드는 틀이 없어서 모두 손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주합루와 어수문, 석계와 주변 풍광의 어울림은 한국 건축 백미 중의 백미입니다.

근래 어수문 옆에 취병(翠屛)이라는 담장을 복원했습니다. 취병은 나무로 짠 틀에 식물을 키운 담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없애 버려 1820년대에 그린 동궐도에만 남아 있었습니다. 어수문 옆 작은 문들은 일본식으로 만든 것이라 동궐도대로 고쳐 그렸습니다. 석계도 동궐도 그림에 맞추어 무성하게 자란 나무를 제거해 옛 자취를 되살렸습니다. 주합루 동북쪽의 제월광풍관과 서쪽의 서향각도 제대로 보이게 그렸습니다.

김영택 화백 penwhaga@hanmail.net
 
 

 

 (서울=연합뉴스) 19세기 후반 주한 미국대리공사를 지낸 조지 클레이튼 포크가 재임 당시 촬영,수집한 사진들이 위스콘신대 밀워키 도서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은 1885년 4월 촬영한 창덕궁 사진. 2009.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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