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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창덕궁 부용정
못에 살짝 발 담근 정자
세상 근심 씻고 가시라
종이에 먹펜, 35.5X50㎝, 2011
세계건축문화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를 추천하라면 열에 아홉은 창덕궁 부용정(芙蓉亭)을 선택할 것입니다.
창덕궁 후원 부용지 일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승지입니다. 부용지 북쪽 언덕에 어수문과 주합루가 빼어난 자태를 자랑합니다만 주인공은 연못 남쪽 호안에 걸터앉은 부용정이지요.
팔각 돌기둥을 물에 세우고 十자형 정자를 세워 방 하나가 물 위에 떠 있습니다. 건물 전체에 쪽마루를 둘러 멋을 더했습니다. 방이 4개입니다. 물 위에 지은 한 단 높은 방은 임금의 방일 것이며, 나머지 3개는 상궁과 나인들이 대기했을 것입니다. 1707년에 지은 택수재를 1792년(정조 16년) 고쳐 지으며 이름도 바꿨답니다. 모든 창을 접어 들쇠에 올리면 정자는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 됩니다. 부용정은 건물 자체도 국내 제일이지만 정자에서 내다보는 정경도 일품입니다.
부용정 그림은 2004년 6월에도 중앙일보에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부용정을 좌측에서 본 그림으로 ‘클로즈 업’이라는 기사의 일러스트로 쓰였습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이 본 김영택의 펜화세계’라는 제목의 전면 기사였습니다. 당시 인사동 학고재 3개 층 전관에서 4주간 초대전을 하고 있었는데 기사가 나간 뒤 1만원짜리 도록 556권이 매진됐습니다. 포스터와 엽서도 동이 났습니다. 탤런트 고두심씨가 마수걸이를 한 뒤 작품도 매진돼 학고재 개관 이래 최초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IMF 외환위기로 어려울 때 중앙일보에 큰 신세를 졌습니다.
김영택 화백 penwha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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