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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공간 불로동 고분군, 무덤 214기 옆에 곤충·맹꽁이·물총새 서식지
대구시 동구 불로동의 고분군. 해발 50~80m 구릉의 경사면에 214기의 고분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대구 동구청]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서 팔공산 쪽으로 가다가 동쪽을 쓱 바라보면 해발 50~80m의 구릉지가 있다. 그곳에는 표주박 형상의 고분 214기가 보존돼 있다. 사적 제262호인 불로동 고분군이다. 1938년 일본 학자가 발견한 고분군은 64년 경북대박물관이 추가 발굴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삼국시대 대호(大壺) 등 토기 360점이 출토됐고 철촉·철모와 금속·옥석류도 187점이 발굴됐다.
대구 동구 불로전통시장의 어울림극장.
고분 214기는 31만8504㎡에 퍼져 있다. 이 중 9만4678㎡ 부지를 3가지 주제의 생태공간으로 꾸몄다. 곤충과 맹꽁이, 물총새 서식지다. 각 서식지에는 습지가 마련돼 있다. 산란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습지 주변엔 꽃창포 같은 초화류가 식재돼 있다. 안내판과 데크, 앉아서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나무 의자도 마련돼 있다.
불로고분군 자연마당은 팔공산 올레길 코스에 위치해 있다. 잠시만 걸어나가면 천연기념물 제1호인 도동 측백수림, 경주최씨 종가가 있는 옻골마을, 동화사, 갓바위, 신숭겸 장군 유적지 등 다양한 문화 유적지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팔공산과 봉무공원, 단산지까지 마음만 먹으면 둘러볼 수 있다. 고분군이 있는 불로동(不老洞)은 한자로 늙지 않은 동네란 뜻. 유래는 고려 태조 왕건이 동수전투에서 패해 도주하다 이 지역에 이르렀을 때 어린아이만 남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역사적 의미가 담긴 이 불로동의 상권은 ‘불로전통시장’이 이끈다. 이 시장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땐 김천·영천·반야월·하양과 함께 경북 5대 5일장에 포함될 만큼 큰 상권을 형성했다.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의 양대 시장으로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1940~1950년에는 나무와 소·토끼가 불로전통시장의 대표적인 거래 상품이었다. 앞서 1920~1930년엔 삶은 오징어와 소라, 가오리 등을 넣은 무침회로 유명했다.
그래서 볼거리와 먹거리가 공존하는 도심 전통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만5772㎡ 크기의 불로시장은 5일, 10일, 15일 등 5일 간격으로 열리는 5일장과 상설시장을 겸하고 있다.
볼거리는 5일장에 넘쳐난다. 5일장이 서는 날이면 목공예 제품을 파는 상인 등 노점상 100여 개가 줄지어 손님을 맞는다. 싱싱한 팔공산 지묘동 취나물도 불로전통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으로 최근 만들어진 시장 어울림극장에서 펼쳐지는 ‘불로장터한마당’ 같은 문화 공연도 놓쳐선 안될 볼거리다.
먹거리는 상시 즐길 수 있다. 코다리찜·손칼국수·추어탕 등 150여 점포가 시장 내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대구 동구청 안종수 관광진흥담당은 “평일엔 2000여 명, 5일장이 설 때는 3000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대구와 경북에서 나름 유명한 명소”라며 “불로고분군을 보고, 생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 뒤 출출해진 배를 잡고 불로전통시장에서 손칼국수에 탁주 한 잔 걸치면 최고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챙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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