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산(月明山)은 101미터로 낮은 산이지만 군산의 당산이다. 이곳저곳을 찾아도 월명동, 월명공원은 월명산에서 유래되었다고는 나오나, 월명산은 어디서 유래되었다는 글이 없었다. 아마도 호수에 둥근달이 걸치면 아주 아름다웠던 모양이다. 달을 걸친 월명산 그림자가 드리운 월명호수를 거닐면서 이 노래를 흥얼대고 싶어진다.
▲ 알고싶어요. |
“蕭寥月夜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 黃 眞 伊(황진이)
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무얼 생각 하세요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꾸시나요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녹망언) 붓을 들면 내 이름도 적어보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나를 만나 기쁘셨나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 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마큼 많이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쁠 때 나를 돌아보라 하면 괴롭나요 반갑나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황진이도 달 밝은 밤에는 사랑하는 임(소세양)이 무척이나 그리웠던 모양이다.
▲ 월명공원 안내도 |
우리는 일정상 워크숍 이틀째인 15일 아침 식사 후 8시 30분에서 10시까지 월명공원을 찾았다. 주주통신원 27명은 김부병 해설사와 동행했고 일반독자 46명은 이상화 해설사와 동행했다.
▲ 나이 지긋한 해설사 김부병님께서 월명공원을 안내해주었다. |
▲ 곰솔 |
멋진 곰솔 앞에서 솔방울을 꺼내보여 주시며 바람에 씨를 날리는 소나무는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솔방울이 닫힌다는 얘기를 해주신다.
인간은 태어나서 금줄에 솔가지를 달고, 소나무로 지은 집에서 살다가, 죽어 소나무 관에 들어가 솔숲에 묻힌단다.
▲ 편백 치유의 숲 |
월명공원은 또한 편백 치유의 숲으로도 유명하다.
다른 지역 삼림욕보다 유명한 것은 호수에서 발생하는 양질의 음이온과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란다.
피톤치드는 편백나무가 해충이나 미생물 및 각종 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인데 이 피톤치드가 사람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 'Y'자가 선명한 편백나무 잎 |
편백나무는 잎 뒷면에 Y가 선명하다고 동식물 관찰용 돋보기 ‘루페’로 보여주셨다.
▲ 색깔이 검은 검노린재나무 열매 |
까만 열매가 조롱조롱 달린 검노린재나무를 보시곤 염색할 때 사용하는 매염제로 열매가 사용된다고 설명해 주셨다.
▲ 고사리 뒷면 포자 |
고사리는 포자로 증식하는데 잎 뒤에 달린 포자들은 물에 의해 퍼져나간다고 한다.단풍은 씨에 프로펠러가 달려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고.
▲ 잎이 다 떨어진 산벚나무 |
다른 나무에 비해 일찍 잎이 다 떨어져 버린 산벚나무에서는 꽃을 너무 빠르게 피운다고 힘을 다 써버려 가을에 잎도 빨리 떨어진다고 한다.
▲ 숲속의 댄스 |
숲속에 널찍한 공간이 나타나자 빙 둘러서라고 하시고는 노래와 율동도 가르쳐주셨다.
‘둘이 살짝 손잡고
오른쪽으로 돌아요.
둘이 살짝 손잡고
왼쪽으로 돌아요.
내 무릎 치고 네 어깨 치고
내 손뼉 치고 네 손뼉 치고
내 무릎 치고 네 어깨 치고
내 손뼉 치고 네 손뼉 치고‘
마광남님은 도망가시고 김미경님은 쫓아가시고, 잠시 숲속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본다.
▲ 월명공원 |
가장 행복한 소나무를 고르기도 하며 걷다보니 월명호수가 보였다.
▲ 월명호수 |
1912년 군산지역의 식수공급을 위해 착공하여 연인원 10만여 명이 동원되어 1915년 완성한 저수지이다. 월명호수는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도심의 산 위에 위치한 호수일 것이란다. 상수원보호를 위해 주변이 관리되어 지금도 생태계가 아주 잘 보존되어 있었다.
월명호수가에서 월명호수를 이용하여 4행시를 지어보았는데
‘월요일날
명랑하게
호수가를
수려하게 걷자‘
라고 윤명선님이 멋지게 지어셨다. 비록 마지막 줄은 귀경하는 차속에서 완성하셨지만 순발력이 대단하셨다.
▲ 낙옆에 쓴 편지 |
아름다운 호수를 뒤로 하고 숲속으로 들어와서 낙엽에 편지도 써 보았다. 해설사님이 마른 참나무 잎을 여러장 준비해 오셨는데 그 뒷면에 편지를 쓴 것이다. 박성득님은 ‘조타 가끔은 조타 인생中에서’ 라고 쓰시고, 홍성태님은 ‘낙엽 텅 빈 가슴에 행복 가득 담고 간다’라고 쓰셨다. 어젯밤 안도현시인을 만나더니 모두다 시인이 되셨다.
▲ 아름다운 월명공원을 걸으며 |
이렇게 월명공원 산책을 간단히 마쳤다.
▲ 월명공원 산책을 마치며 |
언젠가 달 밝은 밤에 한 번 더 거닐고 싶은 곳이다. 님과 함께면 더욱 좋고..
▲ 월명산 정상에서 바라 본 일출 |
산책에 앞서 월명산을 올라보았다.
▲ 월명산에서 바라본 군산항 |
일출도 보고, 군산항도 보았다.
▲ 월명산에서 바라 본 장항제련소 굴뚝 |
저 멀리 보이는 굴뚝이 궁금해 한 분께 물어보니 '진즉에 그만 둔 장항제련소 굴뚝'이란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박효삼 주주통신원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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