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4.3이다. 난 1992년 제주로 일하러 간 치과의사 친구가 이야기해주기 전까지 4.3을 몰랐다. ‘작별하지 않는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 후로는 엄마가 모은 자료가 없어, 삼십사 년 동안. 인선의 말을 나는 입속으로 되풀이한다. 삼십사 년. .......군부가 물러나고 민간인이 대통령이 될 때까지. ” 61년부터 94년까지니까 내가 삼십사 년을 살 동안 학교서도 언론에서도 4.3을 이야기하지 않았었다. 잡지사 기자인 경하는 취재할 때 사진기사로 같이하던 동갑내기 프리랜서 인선과 친해진다. 인선이는 제주도 출신이다. 인선이 어머니 가족은 해안에서 5km 이상 떨어진 중산간에 살았던 이유 하나로 엄청난 비극을 맞았다. 13살이었던 인선이 어머니와 17살이었던 이모가 바닷가 당숙네에 심부름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