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에 노란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달짝한 향도 참 좋다.
▲ 생강나무 꽃 |
얼음도 채 녹지 않은 때 산에서 만나는 노란 생강나무 꽃은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많은 이들이 비슷한 시기에 피는 노란 산수유나무 꽃이랑 헷갈려하는데 산 속에서 자생한 것은 거의가 생강나무고, 사람이 일부러 심은 것은 보통 산수유다. 가로수나 정원, 밭에 심어진 거는 모두 산수유인 것이다. 그리고 생강나무 꽃은 줄기에 붙어 있고 산수유 꽃은 조금 떨어져 있다. 또한 생강나무 꽃은 꽉 차 있고, 산수유 꽃은 성기다. 생강나무 껍질은 오돌토돌하면서 비교적 매끈한데 비해 산수유나무 껍질은 갈라지고 보풀이 인 것처럼 거칠다.
▲ 산수유꽃 |
생강나무 잎이나 가지를 비비면 생강냄새가 난다. 해서 생강나무가 된 것인데 강원도에서는 동백나무라고도 부른단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노란 동백꽃이 바로 생강나무 꽃인 것이다.
▲ 생강나무 |
김유정의 '동백꽃' 마지막 부분이다.
“요담부터 또 그래 봐라, 내 자꾸 못 살게 굴 테니.”
“그래 그래, 인젠 안 그럴 테야.”
“닭 죽은 건 염려마라. 내 안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점순아! 점순아! 이년이 바느질을 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점순이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산 알로 내려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서 산 위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달콤했던 향기가 알싸해지는 듯하다. 생각나무는 꽃을 이렇게 피운다.
▲ 생강나무 꽃망울 |
▲ 생강나무 꽃 |
▲ 생강나무 꽃 |
▲ 생강나무 꽃 |
▲ 생강나무 꽃 |
처녀치마는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다. 어느 천 년에 꽃을 피우겠나 싶지만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보랏빛 꽃을 피우고 있을 것이다.
▲ 처녀치마 |
그냥 가기 싫어하는 겨울이 스크림 흉내를 내고 있다.
▲ 스크림 모양을 한 얼음 |
내려오다 삐라를 보았다. 곧 총선이다. 선거철이면 불어오던 북풍이 이번에도 예외 없이 부는 모양이다. 이런 삐라를 보면 보통 사람들은 움츠러든다. 전쟁걱정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핵실험, 미사일에 대응한 개성공단 폐쇄, 사드 등으로 불기 시작한 북풍이 관악산에까지 부는 모양이다.
▲ 삐라 |
올봄 관악산에서 처음 만난 진달래꽃이다. 반갑다. 북풍한설을 뚫고 핀 진달래꽃이다. 이번 총선서도 북풍을 무릅쓰고 민주주의꽃이 피길 기대해 본다.
▲ 진달래꽃 |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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