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한겨레온

대구 팔공산 단풍

思美 2020. 11. 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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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모시고 팔공산에 단풍 구경하러 갔다. 봄에는 벚꽃 보러, 여름엔 더위 피하러 가을엔 단풍 보러 겨울엔 합격 빌러 이리 사시사철 대구시민들은 팔공산을 찾는다.

팔공산 순환도로

무태를 지나 새로이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는 연경지구를 거쳐 순환도로로 진입했다. 무태는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뜻이다. 팔공산에는 왕건과 관련된 지명이 참 많다. 공산이었던 이름이 팔공산으로 부르게 된 것도 그러하다. 후삼국시대 견훤이 신라를 공격하자 왕건이 오천군사를 끌고 도우러 왔다가 공산 동수에서 견훤 군사에게 포위당하게 된다. 그 때 신숭겸이 왕건 옷으로 갈아입고 적과 죽을 때까지 싸우는 동안 왕건은 겨우 포위망을 뚫고 도망하여 목숨을 건진다. 그 당시 신숭겸과 김락 등 8명의 장수가 모두 전사하였는데 그들을 기려 팔공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 전쟁터 부근에 왕산이 있고 신숭겸장군 유적지도 있다. 이 곳은 신숭겸 장군의 지략이 교묘했다고 지묘동이다. 왕건의 군대가 크게 패한 고개라 파군재이고, 왕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고 백안동이다, 노인들은 피란가고 아이들만 남아 있어 불로동이며, 위험을 피해 처음 얼굴이 펴진 곳이 해안동이다, 여기까지 도망쳐서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고 안심이고, 한밤중 도망가다 보니 반달이 중천에 떠 탈출로를 비췄다고 반야월이다.

신숭겸장군 유적지 앞을 지나는데 어머니께서 예전에 친구 분들과 눈 오는 날 동봉에 올랐던 일하며 팔공산을 찾았던 여러 추억들을 신이 나서 이야기하셨다.

먼저 북지장사로 갔다. 동화사, 파계사, 은해사 등 이름난 절이 많지만 호젓하고 차로 절 앞까지 갈 수 있는 북지장사를 찾았다.

북지장사

북지장사로 가는 솔숲길이 참 좋다. 걸어가면 더욱 좋겠지만 보행기를 사용하시는 어머니와 함께 라서 차로 그냥 갔다. 북지장사 주차장에서 내려서 좀 걸으며 같이 둘러보자니 차에 그냥 앉아서 구경하시겠다고 나보고 둘러보고 오란다.

북지장사 석조지장보살좌상. 신라말 유물로 추정.

점심때라 북지장사를 나와 삼거리에서 유명한 순두부송이찌개를 먹었다. 입맛에 맞으신지 포장되면 더 사가고 싶단다. 그냥 갖고 가라고 놓아 둔 비지도 노인정 친구 분들과 끓여 드시겠다고 챙기셨다. 식사 후 동화사 쪽으로 향했다. 길가에 단풍들이 예사롭지 않다.

햇살이 빚어낸 붉고 노란 색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곱다. 수태골을 지나 단풍이 고운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웠다. 벌써 많은 차들이 멈춰 단풍을 즐기고 있었다. 쌍쌍이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참 보기 좋다 하신다.

파계사 쪽으로 하여 내려오는 길도 참으로 아름답다. 곳곳에 차를 세워두고 사진도 찍으며 단풍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주마간산으로 즐긴 단풍놀이였지만 많이 즐거워하신다.

앞으로도 쭉 매년 단풍놀이 옵시다. 건강만 하시오. 어머니!!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출처 : 한겨레:온(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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