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봉에도 반딧불이 있었다.
영양에서 반딧불이 체험행사가 있다는 뉴스를 보고 용지봉에도 아직 반딧불이가 있을까 궁금했다.
앞산에는 달비골쪽으로 반딧불이가 있음을 몇 해 전 야간산행때 확인했었다.
용지봉 계곡에도 다슬기가 살고 있으므로 분명 용지봉에도 반딧불이가 살고 있으리라 확신했다.
지난 9월 초 어느 저녁 용지봉을 올랐다. 달도 없는 칠흑같은 밤이었다.
구곡지 근처에 이르자 반딧불이 보였다.
많지는 않았지만 한두 마리가 빛을 발하며 날고 있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내 자동카메라로는 무리였다.
계곡을 따라 산불초소까지 갔다가 배드민턴 장으로 하여 하산했는데 구곡지 근처 외에서는 반딧불을 볼 수 없었다.
며칠 후(9월 8일) 반딧불이를 보고 싶어 하는 딸내미와 같이 구곡지를 가 보았다.
그 날은 밤하늘을 나는 반딧불을 보진 못하고 실망하여 내려오는데 과수원 울타리에서 작은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반딧불치고는 좀 약하다 싶었지만 날아가 버릴까 싶어 조심스레 보고만 있다가 빛이 갑자기 없어지기에 전등을 비춰 보았다.
아니 그 곳엔 반딧불이 애벌레가 있었다. 애벌레도 꽁무니에서 작은 불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후에 한 번 더 혼자 밤에 가 보았는데 구곡지 옆 솔숲과 구곡지 위를 날아다니는 반딧불을 몇 번 더 볼 수 있었다.
개체수가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 간절했다.
대구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반딧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말이다.
좀 더 자연을 깨끗이 가꾼다면 늘어나겠죠…….
오늘 저녁 구곡지가는 길에 한마리 반딧불이 등산로 위를 날으며 나를 반겼다.
구곡지 바로 옆에 움직이지 않는 반딧불이 보였다.
나무에 앉아 있는 반딧불인 줄 알고 일단 사진 한장을 찍고 가까이 가 보았더니 거미줄에 걸린 반딧불이였다.
거미가 막 반딧불이에 거미줄을 감고있는 참이었다.
거미줄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내어 보았지만 이미 늦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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