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에는 멋진 바위가 많다.
특히 이름을 가진 멋진 바위가 많다.
금관바위,왕관바위,마당바위,너럭바위,촛대바위,선바위,칼바위,
장군바위,얼굴바위,사자바위,고래바위,물개바위,낙타바위,거북바위,
메뚜기바위,두꺼비바위,새바위,학바위,매바위,하마바위.......
전국 어느 산이고 이렇게 많은 이름가진 바위가 있을까?
북한산에두 많은 이름가진 바위들이 있는 데 이 두산이 멋진바위를 많이 가진 탓도 있지만
실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이 두산을 오르기 때문이리라.
많은 사람 눈이 띄다보니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구 이것이 곧 이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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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관악산에서 만난 이름없는 바위들
참 요상하게 생긴 한쌍의 바위.
참 요상하게 생긴 한쌍의 바위2.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 문화재만은 아닌 것 같다.
요즘 관악산에는 온통 꽃며느리밥풀만 보인다.
다른 꽃도 많건만 이놈만 보이는 것은 내가 이름을 아는 꽃이라 그럴 것이다.
밥풀 2알이 참 앙증맞은 놈이다.
늘 배고팠던 시절 이 꽃 끝에 매달린 것이 정말 흰밥풀데기였으면 하는 바람이 이 이름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것도 밥 잘 되었나 보다 밥풀 2알 땜에 시어머니 구박받고 목을 맨 며느리를 앞에다 달구말이다.
관악산의 꽃며느리밥풀
허나 산에는 내가 이름을 모르는 꽃들이 휠씬 많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때면 시골 외갓집에 갔었다.
그 곳에서 꼭 해야하는 방학숙제중에 식물채집이 있었다.
난 하나의 식물을 채집할 때 마다 사촌누나에게 그 식물의 이름을 물어 보았다.
시내에 살던 내가 주위에 있는 물건들의 이름을 알 듯이 누나도 당연히 주위 동식물 이름을 모두 알고 있는 줄 알았다.
물어볼 때마다 머뭇거렸지만 표준어로 표기하기도 힘든 무슨 이름을 가르쳐주곤 했다.
요즘 와 생각해보니 누나가 이름 아는 식물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을 것이다.
어린 초등학생이 알기에는 너무나 많은 식물들이 산천에 널려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누나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어떤 풀이 소가 먹을 수 있고, 어떤 풀을 소에게 먹이면 안되는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랬다 그 때 누나는 그것만 알면 되었다. 수많은 식물들 이름 다 알 수도 알 필요도 없었다.
처음엔 나두 산에 핀 꽃들을 보지못하구 한참을 산에 올랐다.
그러던 어느 봄 홀로 산에서 내려오다 지쳐 나무밑에 주저 앉은 적이 있다.
앉았다 바로 뒤로 누웠던 것 같다. 그 때 내눈에 들어온 정말 귀여운 꽃 봉오리들...
큰 잎밑에 숨어 조롱조롱 달린 종같이 생긴 작은 꽃들.
이 꽃은 누워야만 볼 수 있는 위치에 달려 있었다.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다 내려왔다.
이름도 모르고 정말 아는 것이 하나두 없는 꽃이었다.
그리곤 잊고 지내다 친구가 같이 가자고해 따라간 야생화 전시회에서 그 꽃을 다시 만났다.
“은방울꽃”이라는 정말 예쁜 이름표를 달고서.
참으로 그 꽃에 딱 맞는 이름이었다.
허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세상 어떤 장인이 만든 은방울도 이 꽃만큼 예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후 산에 오를 때 내눈에는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용지봉의 은방울꽃
오늘도 관악산 정상에서 나비와 벌들을 끌어모으는 예쁜 꽃을 처음 만났다.
아니 전에두 만났지만 이름도 모르고해서 눈에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큰꿩의비름”이란 이름을 가진 꽃이다.
이렇게 또 하나 이름을 아는 꽃이 생겼다.
해서 매 번의 산행이 나에겐 새롭다.
관악산 정상에서 만난 큰꿩의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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