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4 2

삼휴정기

삼휴정에 매화피다 경산으로 이사 온 지 1년이 되어간다. 작년 초 수영장이 가깝고 전망 또한 너무 좋고 무엇보다 친구 집이 바로 옆이라 주저 없이 계약하고 이사 왔었다. 햇살 좋은 날 베란다에서 친구 책 ‘그저 지나가게 하라’를 읽는데 강희맹의 ‘만휴정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옛날 당나라 시대 말기의 시인 사공도(司空圖)가 왕관곡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정자를 짓고 그 이름을 '삼휴정(三休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첫째는 재주를 가늠해 보니 쉬는 것이 마땅하고, 둘째는 분수를 헤아려 보니 쉬는 것이 마땅하고, 셋째는 늙어서 망령이 들고 귀까지 멀었으니 쉬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데 일의 기미와 단서가 만 가지나 되는데, 어찌 쉬어야 할 까닭이 특별히 이 세 가지뿐이겠는..

남매지

아침에 일어나면 주중에는 수영하고, 주말에는 남매지를 한 바퀴 돈다. 집을 나서 향교를 지나 남매지를 돌고 돌아오면 약 4.5km 7천여 걸음으로 한 시간쯤 걸린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멋진 저수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 참 고맙다. 바람이 잔 날 남매지는 팔공산, 초례봉을 품는다. 걷다 보면 어느새 성암산, 용지봉도 남매지에 빠져 있고, 백자산이 보이기 시작하면 거의 다 돈 것이다. 시내 한복판에서 이렇게 여러 산을 바라보며 돌 수 있는 저수지는 남매지 뿐일 것이다. 요즘 남매지를 돌다 보면 해가 뜬다. 남매지에서 맞는 일출도 멋지다. 해가 뜨면서 생기는 남매지 윤슬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경산에는 아름다운 저수지가 참 많다. 제주도 올레길이나 서울 둘레길을 다 돌면 완주 인증서와 기념품을 준다. 경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