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휴정에 매화피다 경산으로 이사 온 지 1년이 되어간다. 작년 초 수영장이 가깝고 전망 또한 너무 좋고 무엇보다 친구 집이 바로 옆이라 주저 없이 계약하고 이사 왔었다. 햇살 좋은 날 베란다에서 친구 책 ‘그저 지나가게 하라’를 읽는데 강희맹의 ‘만휴정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옛날 당나라 시대 말기의 시인 사공도(司空圖)가 왕관곡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정자를 짓고 그 이름을 '삼휴정(三休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첫째는 재주를 가늠해 보니 쉬는 것이 마땅하고, 둘째는 분수를 헤아려 보니 쉬는 것이 마땅하고, 셋째는 늙어서 망령이 들고 귀까지 멀었으니 쉬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데 일의 기미와 단서가 만 가지나 되는데, 어찌 쉬어야 할 까닭이 특별히 이 세 가지뿐이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