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유적·문화 답사로 보는 '대구의풍경'

세계육상대회 열리는 2011년은 대구 방문의 해 -2011/01/02-

思美 2011. 7. 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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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오마이뉴스에 정만진기자님이 "역사유적과 문화유산 답사로 보는 '대구 '"이라는 시리즈로 연재중인 글을 퍼 왔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소개된 정만진님 프로필:

장편소설<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교육평론집 <대학입시와 대구교육> 등 저서 20권, 개인사진전 <금강산><국경> 등 10회 개최,

대구광역시 교육위원(2002-2010) 역임. http://blog.naver.com/clean053

 

세계육상대회 열리는 2011년은 대구 방문의 해

 역사유적·문화유산 답사로 보는 '대구의 풍경' (1) 정만진 (daeguedu) 기자

 

▲ 2011년은 대구 방문의 해 8월말-9월초,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이를 계기로 대구시는 2011년을 '대구 방문의 해'라 선포하면서 올해 200만 명의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정만진
 

 

작년 연초부터 7월까지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은 대략 6만여 명. 그런데 대구시는 올해 대구를 방문할 외국인 숫자를 30만 명으로 잡고 있다. 내국인 방문객도 1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8월말부터 9월초까지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작년 12월 1일에는 '대구 방문의 해' 홈페이지도 문을 열었다.

 

작년 12월 20일자 영남일보를 보면 대구시의 한 간부급 공무원이 "대구시의 관광 명소가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관광객 유입이 안 되고 있다. 대구 시민조차 '대구에 볼 것 없다'며 외지인의 방문을 만류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대구가 갖고 있는 자원을 다방면으로 홍보해 외지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 그 공무원은 "대구가 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며, 도시 홍보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대구시민, 애향심 높다" 문화시민운동협의회(회장 신일희 계명대총장)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발표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대구시민들은 타 시도민에 견줘 자랑할 만한 미덕으로 애향심(23.1%)을 가장 많이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의리(18.9%), 근면(13.0%), 상부상조(9.5%), 단결력(9.3%), 책임감(8.0%) 등을 꼽았다. 그런데 이 조사결과는 대구시민들 스스로가 외지인들에게 "대구는 볼 게 없다"며 방문을 만류한다는 시청 간부의 지적과는 완벽하게 상반된다. 이 의식조사에서 '애향심'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번 곱씹어볼 만한 대목이다.
ⓒ 정만진
 

대구시가 가지고 있는 '자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 아직 관광객 유입 효과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자타가 공인할 만한 '관광 명소'로 내세울 만한 곳은 어디일까. 갓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대구 방문의 해' 홈페이지는 과연 어떤 곳, 어떤 것들을 앞세워 20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을까.

 

홈페이지의 '관광 정보'는 '주요 관광지, 추천 관광 코스, 관광 도우미, 숙박, 음식, 쇼핑, 교통'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주요 관광지'는 다시 '권역별 지도, 역사 유적지, 공원/유적지, 청정 자연/레저, 전시/문화 시설'로 나뉘어 가볼 만한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 팔공산 설경 조선 시대 서거정은 팔공산의 설경을 '대구 10경'의 하나로 쳤다. 사진은 팔공산 서봉에서 바라본 비로봉과 동봉의 모습이다.
ⓒ 정만진
 

따라서 방문객이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곳은 '역사 유적지'이다. 모두 26곳이 소개되어 있는데  순서대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뒤의 유적지 성격 및 소재지 분류는 필자가 한 것임.)   

 

 

'대구 방문의 해' 홈페이지가 소개하고 있는 대구 지역 26곳 역사 유적

 

 1. 부인사 / 사찰, 동구 팔공산 소재                          * 이름 갈색 : 불교 유적

 2. 북지장사 / 사찰, 동구 팔공산 소재                       * 이름 청색 : 유교 유적

 3. 용연사 / 사찰, 달성군 비슬산 소재                       * 소재지 자치구 갈색 : 동구 소재

 4. 도동측백나무숲 / 천연기념물, 동구 소재               * 소재지 자치구 청색 : 달성군 소재

 5. 유가사 / 사찰, 달성군 비슬산 소재

 6. 파계사 / 사찰, 동구 팔공산 소재

 7. 동화사 / 사찰, 동구 팔공산 소재

 8. 신숭겸장군유적지 / 역사 유적, 동구 소재

 9. 옻골마을(경주최씨종택) / 고건물, 동구 소재

10. 대구향교 / 유교 유적, 중구 소재

11. 육신사 / 유교 유적. 달성군 소재

12. 모명재 / 역사 유적, 수성구 소재

13. 도동서원 / 유교 유적, 달성군 소재

14. 하목정 / 고건물, 달성군 소재

15. 인흥마을(남평문씨본리세거지) / 고건물, 달성군 소재

16. 영남제일관 / 고건물, 수성구 소재

17. 서상돈 고택 / 역사 유적, 중구 소재

18. 불로동고분군 / 역사 유적, 동구 소재

19. 갓바위 / 불교 유적, 동구 팔공산 소재

20. 계산성당 / 천주교 유적, 중구 소재

21. 녹동서원 충절관 / 유교 유적, 달성군 소재

22. 이상화 고택 / 역사 유적, 중구 소재

23. 대구 제일교회 / 개신교 유적, 중구 소재

24. 묘골마을과 육신사 / 유교 유적, 달성군 소재

25. 현풍곽씨 12정려각 / 유교 유적, 달성군 소재

26. 녹동서원 / 유교 유적, 달성군 소재

 

 

 

26곳의 역사 유적지는 소재지별로는 달성군(10곳, 38%)와 동구(9곳, 35%)에 가장 많고, 종류별로는 불교와 유교 유적이 각각 7곳(각각 30%)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데, 홈페이지의 소개 순서를 살펴보면 불교, 유교, 건물, 역사, 천연기념물 등 종류별로 분류되지도 않았고, 소재지별로 소개되지도 않고 있다. 게다가 21번 충절관과 26번 녹동서원은 건물이 나란히 붙어 있을 뿐만 아니라 둘 다 왜란 당시의 김충선을 기리는 곳이고, 11번 육신사와 24번 묘골마을도 육신사 자체가 묘골마을 안에 있는데다 둘 다 박팽년을 비롯한 사육신 관련 유적지이므로 중복 소개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 사육신 기념관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에는 사육신을 기리는 육신사가 있고, 사육신기념관(사진)도 있다. 어렵게 살아남은 박팽년의 후손이 이 마을에서 숨어들어와 살게된 결과 이 곳에 육신사가 서게 된 것이다.
ⓒ 정만진
 

'역사 유적지' 다음의 분류는 '공원/유적지'이다. 이번에는 '유적지'라는 용어가 중복되어 쓰이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망우공원, 경상감영공원, 앞산 공원, 달성 공원 등에 있는 역사 유적들은 별도 분류 없이 그냥 공원에 포함시킨 반면, 같은 공원인 팔공산과 비슬산은 그 안에 있는 동화사, 파계사, 부인사, 갓바위, 유가사, 용연사 등의 불교 유적들을 하나하나 역사 유적지로 분류함으로써, 분류 체계에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아 빚어진 혼란 때문이다. 즉, 이 홈페이지는 역사유적과 문화유산을 어수선하게 소개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2011년 대구 방문의 해를 맞이하는 대구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역사유적/문화유산 답사로 보는 '대구의 풍경'을 한 곳 한 곳 성실하게, 체계적으로 소개함으로써 대구 아닌 곳에 거주하는 분들에게 대구의 '자원'과 '관광 명소'를 잘 알려볼까 한다. 필자는 대구시가 스스로 내세우는 "Colorful Daegu 희망 도시 일류 대구"라는 정치구호를 허황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대구 시민조차 '대구에 볼 것 없다'며 외지인의 방문을 만류하는" 그런 시민은 아니기 때문이다.

 

▲ 다채로운 대구, 자유로운 대구 대구는 (정치, 문화 등이) '다채로운(자유로운)' 면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21세기'의 '희망도시'이자 '일류대구'라는 것이 대구시의 정치구호이다.
ⓒ 정만진
 

2011.01.02 11:26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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