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도 무척 많이 알려진 풀꽃에 ‘은방울꽃’이 있다. 이름 그대로 줄기에 조그만 방울이 매달려 있는데, 본디는 흰색이지만 고귀하게 느껴져서 ‘은’(銀)을 붙였다. 한자이름 ‘영란’(鈴蘭)도 방울이란 뜻이니까 모양에서 이름을 딴 전형적인 경우다. 영어이름은 ‘골짜기의 릴리’(lily of the valley)인데, 이 부분이 논란의 대상이 된다. 프랑스 발자크의 소설 ‘골짜기의 백합’은 사실은 ‘은방울꽃’을 잘못 번역한 것이고, 실제로 소설의 배경이 된 마을에서는 해마다 은방울꽃 잔치를 열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샤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구나’ 하는 성경 구절(아가2:1)도 의심이 간다. 영어성경의 ‘로즈 오브 샤론’(rose of Sharon) 또한 ‘무궁화’를 일컫는 영어이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샤론의 ‘장미’도 아닌 ‘수선화’로 번역했는데, 기독교인들이 수선화와 백합으로 그린 게 사실은 무궁화의 일종이거나 은방울꽃일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어나 히브리어가 영어로 된 것을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굴절된 모습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
기사등록 : 2007-05-29 오후 05:41:44 |
은방울꽃
학명: Convallaria
특징: 고원에 자생하는 다년생초본
명칭: Lily-of-the-valley 혹은 May-lily (영국) 5월 골짜기에 많이 피어 붙인 이름이다. Muguet (프랑스) 꽃의 향기를 일컫는 이름으로, 「5월의 뮤게」 혹은 「숲의 뮤게」라 한다. Maiglockchen(5월의 작은 종) 혹은 「천국에의 계단」 (독일) 종모양의 작은 꽃들이 계단처럼 피어 그 청결함이 천당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은방울꽃 (한국) 꽃모양이 은방울 같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꽃말: 순애(純愛), 사랑의 꽃, 행복의 기별, 행복이 온다.
꽃피는 시기: 5월
생김새: 높이 20cm의 넙적하고 끝이 뾰족한 연녹색의 잎이 무성해지면, 초여름 잎 뒤에서 꽃대가 올라와 흰 색의 작은 꽃들이 10개 정도씩 매달린다. 꽃은 종처럼 생겼으며, 꽃잎은 6장이며, 연한 향기를 풍긴다.
전설: 옛날 그리스의 어느 마을에 용감하고 악을 미워하며, 선을 위해서는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던 청년 레오 날드가 살았다. 그 마을에는 큰 독사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곤 했다. 어느 날 레오날드가 사냥을 가다가 독사를 만나자, 마을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독사와 싸우기 시작했다. 독사와 레오날드는 서로 힘이 막상막하였던지, 싸움은 사흘 낮과 밤동안 계속되었다. 드디어 레오날드가 이겼으나 심한 상처를 입고 쓰러질 듯이 걸어가는 그의 발자취에는 붉은 핏방울이 방울 방울 떨어졌다. 그 떨어진 핏자국마다 예쁜 꽃이 방울 방울 피어 향기로우니, 이 꽃이 바로 은방울꽃이었다는 이야기이다.
'사미인곡(思美in谷) > 용지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지봉 백선 (0) | 2007.06.06 |
---|---|
용지봉 둥굴레 (0) | 2007.06.04 |
망월지 아기두꺼비 (0) | 2007.05.26 |
용지봉의 때죽나무 (0) | 2007.05.25 |
욱수골 올챙이들의 운명은? (0) | 2007.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