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야기/골목탐사팀과 떠나는 워킹투어-영남

[골목탐사팀과 떠나는 워킹투어 .2] 달성공원(下) -2007/03/22-

思美 2010. 4. 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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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탐사팀과 떠나는 워킹투어 .2] 달성공원(下) "그냥 지나치면 후회…꼭 보고 꼭 먹고 가세요" 비석과 음식
고대에서 현대까지 '역사의 지층' 겹겹이…"시간여행 떠나요"
/이지용 /정혜진 /이애란기자 /그래픽=최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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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현대까지 '역사의 지층' 겹겹이…"시간여행 떠나요"
달성공원에는 역사의 층위가 겹겹으로 남아있다. 고대부터 있었던 토성, 현대에 세워진 동물원(1970년 개장), 그리고 돌의 형상으로 기념되는 근대의 인물들. 토성 한 바퀴 돌면서 동물원을 슬슬 구경한데 이어 공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비석을 죽 둘러본다면 고대에서 근대를 거쳐 현대까지 관통하며 완벽하게 노는 셈이다.

 

 

이상화 시비(1948)
"역사의 아이러니" 민족시인 시비를 친일문인이 제안…전국최초 문학비로도 유명

 

 

 

대구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시인 이상화(1901~43)의 대표작 '나의 침실로' 일부가 그의 셋째 아들 글씨로 새겨져 있다. 전국 최초의 문학비라니, 국내 시비 건립의 역사가 고작 60년이 채 안되었다는 말이다.

검은빛 비석이다. '50보 물러서서 각자(刻字)가 읽혀지는 돌은 묵빛같이 검은 오석(烏石)'이라는 말이 있다는데, 상화비가 그렇다. 지금까지 세워진 문학비 중에서 가장 질이 좋은 것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충북산이라고 한다. 상화 시비를 제안하고 시비 뒤에 소개글을 적은 김소운(1907∼81)은 2002년 광복절에 친일문인으로 등재됐다. 민족시인의 시비를 친일문인이 제안했다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대구에 상화 시비는 하나 더 있다. 2006년 수성못 둑에 세워진 이 시비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새겨져 있다.

 

대신사 최제우상(1964)
인내천 사상 비석에 뚜렷이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 사상으로 동학을 창시한 경주 사람 수운 최제우(1824~64)를 기리는 동상이다. 최제우는 '사도(邪道)로 백성을 선동, 민심을 어지럽혔다'는 혐의로 체포돼 경상감영에서 처형됐다. 최제우 순교 100주년 기념 동상건립위원회가 이 동상을 세웠다. 국민교육헌장 제정에 참여한 박종홍 전 서울대 교수가 비문 글을, 조선총독의 아들이자 가미가제였던 아베의 상을 만들어 총독부에 헌정한 윤효중이 조각을 맡았다.

 

 

 

 

이상룡 구국기념비(1963)
비석 곳곳 낙서투성이 "선생에게 송구스럽다"
안동에서 태어난 석주 이상룡(1858∼1932)은 만주를 근거지로 무장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로 임시정부 국무령을 역임했다. 특히 독립운동단체의 대동단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시민들이 비석 여기저기에 낙서를 해 놓아 얼굴이 찌푸려지고, 선생에게 송구스럽기 그지 없다.

시민헌장-시민의 노래(1978)
"창조자임을 자부한다" 정문 시계탑에 새겨져
정문에서 곧바로 오르면서 보이는 시계탑에 새겨져 있다. '신라 문화의 전통 계승자이며 인계자로…새 도시의 창조자임을 자부한다'는 시민헌장과 함께 시민의 노래가 3절까지 적혔다.

 

허위선생 순국 기념비(1962)
독립운동 공적 기리기 위해
구미에서 태어난 왕산 허위선생(1854~1908)은 의병장 곽재우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독립운동 공적은 높이 평가 받았지만 시민들에겐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옥사 한 후 고향의 가족은 일본 헌병과 경찰의 등쌀을 이기지 못해 만주로 야반도주해 국내·러시아·중앙아시아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정미의병(1905) 당시 '서울진공작전'을 주도한 그를 기려 서울시는 동대문~청량리 구간을 66년 이후 그의 호를 따라 '왕산로'로 부르고 있다.
대한민국 어린이헌장비(1970)
1970년 5월5일 다시 세워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헌장비. 수령 300여년된 서침(徐沈)나무 옆 야외예식장 왼쪽에 있다. 1957년 '어린이헌장'이 선포되고, 58년 5월5일 공원 입구에 자연석으로 '어린이헌장비'가 세워졌다. 시인 마해송이 처음 제안, 대구아동문학회와 언론계가 주도했으며 당시 제2군사령관 최영희 장군의 후원이 있었다. 그후 이 비가 허물어졌지만, 1970년 5월5일 김수학 시장 재임시 다시 만들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달성서씨 유허비(1971)
달성서씨 세거지였음을 알리기 위해 세운 비석
달성공원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달성서씨를 빼놓을 수 없다. 고려때부터 달성서씨 세거지였던 달성을 조선 세종 때 서침이 나라의 요구에 따라 조건없이 바쳤다. 공원내 유허비는 이후 대종회가 달성서씨 세거지였음을 알리기 위해 세운 비다. 돌은 정읍에서 가져온 돌로 만들었다고 하며, 비석의 글씨는 달성서씨인 죽농 서동균이 썼다.
꽃사슴 기증 기념비(1971)
朴대통령이 꽃사슴 기증
정문옆에 세운 기념비
1970년 동물원이 개원되자 박정희 대통령이 시민의 정서생활을 위해 꽃사슴 5마리를 71년 5월5일 기증한 것을 기념해 공원 정문 옆 사슴 우리 앞에 비를 세웠다.
죽농 서동균 선생 예술비(1983)
예술가의 魂 살아있는듯
서동균(1902∼78)은 서화가로 호는 죽농(竹農)이다. 대구시 중구 향촌동에서 서기석의 독자로 태어났다. 19세 때 대구가 낳은 천재 예술가 석재 서병오에게 서화를 배웠다. 스승이 운영하던 교남서화회를 물려받아 영남서화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후진을 양성하였다. 해동서화회를 창립하였다. 1975년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재야작가로는 처음으로 국선 초대작가가 되어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사군자의 대가이다. 예술비는 석재 서병오·죽농 서동균 양(兩)선생 기념사업회 추진위원회가 세웠다.
석재 서병오 선생 예술비(1983)
대구가 낳은 천재 예술가의 삶 조명…비석 형태는 石齋의 앞글자 '石'자 모양 형상화

석재 서병오(1862∼1935)는 근세 대구가 낳은 천재 예술가이다. 시(詩), 서(書), 화(畵), 문(文), 금(琴), 기(碁), 박(博), 의(醫) 여덟가지에 능해 팔능거사(八能居士)란 별명을 가진 인물이다. 석재는 만석꾼이었던 대구 갑부 서상민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나중에 숙부인 서상혜에게 입양됐다. 생가(生家) 만 석, 양가(養家) 만 석에다 그가 가진 재주를 각각 만 석씩으로 셈해 사람들은 그를 십만석꾼이라 불렀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기로 소문난 석재는 팔공산 동화사에서 공부했다. 부모는 아들이 공부에 태만할까봐 매일 화선지 전지 한 장에 그날 글씨 공부한 것을 써서 심부름꾼에게 보내도록 했다고 한다. 그의 소문을 들은 대원군이 불러 재주를 시험한 후 자신의 호 석파(石破)의 한 자를 따 석재(石齋)란 호를 지어주었다고 한다. 1920년 대구에서 전국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교남(嶠南)시서화연구회를 조직, 후진 양성에 몰두하였다. 1935년 당시 경북 지사인 일본인 아베의 초청으로 바둑 대국을 가졌으며, 그 뒤 아베의 부탁으로 밤새 바둑을 두다가 뇌일혈을 일으켜 숨졌다. 비의 형태는 석재(石齋)의 앞 글자인 '石' 모양을 하고 있다.

 

기사입력 : 2007-03-22 15:10:10

 

한우곰탕에 팥빵 금강산도 식후경
달성공원 주변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과 신생 별미집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공원정문 앞쪽에서 네거리로 가다 오른쪽 좁은 골목길에 40년 전통의 '한우곰탕'이 있다. 누린내 없는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육질에 반해 멀리서도 단골들이 찾아온다.

곰탕집에서 공원쪽으로 20여m 떨어진 곳엔 '적두병'이란 간판의 작은 빵집이 있다. 적두병은 팥을 주원료로 만든 빵으로, 고소함과 촉촉한 식감에 밤늦은 시간까지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또 과자처럼 바삭바삭한 맛을 내는 공갈빵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객에게 딱 맞는 군것질 거리이다.

중국음식을 원하면 공원 입구에서 오른쪽 복개도로를 따라 100m쯤에 있는 '대풍반점'이 갈 만하다. 이곳은 국물이 뽀얀 특이한 삼선짬뽕으로 일대에서 유명하다.

공원앞 네거리를 건너 왼쪽으로 200m쯤에 위치한 '마당갈비'. 이곳은 봉성숯불갈비식으로 갈비를 구워서 내놓는다.

/김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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