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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골목·늑대골목·로데오거리…24시간 젊은 열기 '서울 홍대거리 뺨치네'
# 공평동
2007-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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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이후 단골개념 사라져 예전엔 약국이 동네사랑방 역할"
공평동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공평약국을 44년째 운영하고 있는 윤덕자 약사(75).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고운 얼굴에 미소가 단아하다. "사람의 일은 모두 인연이 짓는 것 아니겠어요" 한평생 한자리서 약국을 운영해온 감회를 묻자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삶의 관조가 느껴진다. 윤 약사는 대학졸업 후 2년여 교편을 잡았다가 결혼 뒤 약대에 편입, 만학으로 졸업하고 63년 약국을 열었다. '모두가 평등하다'란 의미의 동이름이 마음에 들어 약국이름도 고민없이 동명에서 땄다. 사람의 아픔을 치유하는 약사로서 공평하지 못해 상처받는 이웃들이 없기를 바랐다. 그는 조용하던 주택가 시절부터 밤낮없이 북적이는 대구 중심가로 변한 공평동 역사를 지켜보았다. 공평약국은 개업 당시 일대에서 유일했던 2층 타일 건물. 주변이 모두 단층 한옥이나 상가였고, 심지어 대구백화점 건물도 당시 1층 가구점이었다. 약을 지어간 손님이 감사의 표시로 빨간 사과 하나를 품에 소중하게 넣어와 전해주던 시절도 있었다. "너무 정감 넘치고 찡해요." 또 손님과 인간적으로 친해지면 자녀교육 문제, 부부·고부갈등 등 인생상담을 하며 '마음 치료사' 역할도 했다. 그러나 의약분업 후부턴 단골개념이 없어져 '약 지어가면 끝'이 되었다고 했다. 20여년 전까진 약국 맞은편 한옥 담장을 넘어온 감나무를 보면서 계절이 오고감을 알 수 있었다고. 감나무 잎이 돋아나면 4월, 꽃이 피면 5월…. 그는 풋풋하게 정을 나눴던 과거를 떠올리다 나날이 변해가는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언행 잘못을 꼬집으면 귀담아 듣지않고 때론 거부감마저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며 "부모같은 심정으로 충고를 해도 잘 안돼 걱정이다"면서 씁쓸해했다. /김기홍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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