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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9. 불곡 마애여래좌상

드디어 불곡 마애여래좌상를 찾았다. 아껴놓았던 예쁜 옷을 꺼내 입는 기분이랄까. 유홍준선생님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첫 권에서 ‘고신라불상의 백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찾아갈 때 첫날은 못 찾고 다음날 서너 시간을 헤매다 겨우 감실부처님 앞에 설 수 있었다 하여 정신 바짝 차리고 찾아 나섰는데 이젠 워낙 유명해지셔서 그런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었다. 불곡 마애여래좌상은 남산 부처골에 있다. 남산 골짜기 골짜기 부처님이 안 계신 곳이 없건만 여기가 부처골짜기, 불골, 불곡이라 불리는 것이 이 감실부처님 위상을 이야기해 준다. 남산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불상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7세기 전반 선덕여왕시절에 제작되었다고 추정한다. 보물이다. 보물 제 198호이다. ‘불곡 마애여래좌상’이 정..

경주 남산 8. 남산동, 국사골, 지바위골 삼층석탑들

남산 중에 남산 경주 남산동 중앙에 서출지라는 연못이 있다. 삼국시대 때부터 있던 오래된 못이다.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에 사금갑(射琴匣)이야기가 있다. 신라 21대 소지왕이 정월 대보름날 행차를 하는데 까마귀가 울어 왕이 기사를 시켜 따라가게 하였는데 중간에 놓치고 근처를 배회하던 중 한 노인이 못에서 나와 편지를 한 통을 주며 ‘이 편지를 열어보면 두 명이 죽을 것이요. 열어보지 않으면 한명이 죽는다.’고 하였다. 왕은 한명만 죽도록 열지 말라 했는데 일관(日官)이 ‘두 명은 평민이요, 한명은 왕이다’하여 편지를 열어보니 ’사금갑(射琴匣)‘ 3자 즉 ’거문고갑을 쏴라‘란 글이 있었다. 궁에 돌아와 거문고갑을 쏘니 그 안에 역모를 꾀하던 왕비와 중이 있었다 한다. 이 때부터 정월 대보름에 찰밥을 지어 ..